31억짜리 아파트를 22억에 팔다니…정부, 결국 칼 빼든다

입력 2022-11-17 21:57   수정 2022-11-17 22:27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아파트를 매매하는 '직거래' 비율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정부가 직거래 중 편법 증여, 명의신탁이 의심되는 불법 거래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예고했다. 모든 직거래를 불법 거래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초저가' 거래가 편법 증여 등 위법 수단으로 활용됐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의 아파트 직거래 비율은 17.8%(3306건)다. 서울의 직거래 비율이 17.4%(124건)로 가장 높았다. 실거래 10건 중 2건은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거래한 셈이다. 아파트 직거래 비율은 전년 동월(8.4%) 대비 2배 이상 급증했고, 같은 기간 서울은 5.2%에서 3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국토부는 부모·자식 또는 법인·대표 등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아파트를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직거래하는 이상 동향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의 위법 의심 사례를 보면 A 씨는 시세 31억 원의 아파트를 아들에게 22억 원에 직거래 매도하면서 선금으로 1억 원을 받고, 아들과 임대보증금 21억 원의 전세 계약을 체결한 후 선금 1억 원도 돌려줬다. 국토부는 증여세·양도세 탈루를 의심하고 있다.

또 법인 대표 B 씨가 시세 24억 원의 아파트를 법인으로부터 시세보다 8억 원 낮은 16억 원에 직거래 매수해 소득세(법인은 법인세) 탈루 의심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1월부터 내년 6월까지 신고된 전국 아파트 거래를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고·저가 직거래에 대한 고강도 기획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거래했을지라도, 매매 대상이 된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에 있지 않은 중개사사무소를 통해 과도한 고·저가 계약을 했다면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남영우 토지정책관은 "모든 고·저가 직거래를 불법 거래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경우 편법 증여나 명의신탁의 수단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거래 침체 속에서 시세를 왜곡해 시장 불안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를 통해 위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히 조치해 투명한 거래 질서를 확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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